Dear는 너무 삭막한가?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대체로 다들 To.보단 Dear로 시작해서 나도 Dear로 써 봐.
아아, 그치만 역시 사자 가족인데 너무 벽을 치는 것 같나...? 아무튼, 딱히 벽을 치려고 쓴 건 아니다?! 벽을 치려고 했다면 애초에 교환 일기라던가, 방학 중에 편지라던가 말도 안 했을 거니까? 하아... 어쩌다보니 교환 일기가 아니라 첫 편지부터 마구 변명으로 시작하네... 이런 나에게 한심하다던가 하는 말은 하지 말아줘! 난 지금 매우 진지하니까.
매번 교환 일기를 작성하다가 새삼스럽게 편지, 라는 걸 써보니까 기분 되게 이상하다~ 뭔가 더 격식이라던가 있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야. 으음, 보통 뭐부터 적지? 방학은 잘 지내고 있어? 나는 기숙사 생활이랑 별반 없는 하루를 지내고 있는 중~ 이라고 해야하나, 학교 생활이랑 다른 거라고는 제 시간에 딱딱 들을 수업이 없다는 거랑, 굳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거랑, 학교 식사 시간 때처럼 거창한 식사상은 없다는 거야. 뭐어... 보통의 사람들은 다 그렇지 않나? 방학 때엔 종종 학교 식사가 그리워질 때가 있어. 야들야들한 칠면조 고기나 달콤한 머핀 같은 것을 마음 껏 먹을 수 있는데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엔 오트밀죽이나 먹었다니까. 아. 방금 뻐꾸기가 12번 울렸으니까 점심인가. 식사하면서 편지 쓴다고 뭐라하는 건 아니지?! 물론 오트밀 몇 스푼 떠먹다가 옆으로 밀어놨으니까 엄연히 말하자면 식사 중에 적는 건 아니다?
...이렇게 식사에 질릴 때면 역시 학교에 남을 걸 그랬나~ 같은 생각을 종종하곤 해. 학교에 남겠어! 라고 한다면 부모님이나 형이 넌 집도 있으면서 왜 집 없는 애마냥 군다고 뭐라할테니까 얌전히 집으로 돌아오지만 역시 식사 때문에라도 다음 방학 땐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그나저나 학교 식사는 방학 때에도 그대로일까? 궁금하네... 아참, 이런 걸 편지에 적었다고 우리 부모님이나 형한테는 비밀이야. 딱히 각잡혀서 혼나진 않을테지만 역시 부끄럽잖아.
이렇게 적고나니까 뭔가 부끄럽다... 마리마리는 나랑 다르게 방학 잘 보내고 있어? 숙제는? 나는 숙제 시작도 안 했어. 다음 편지를 쓸 때엔 그래도 어느 정도 해두지 않았을까~ 싶지만. 나중에 우리 방학동안에 나눈 편지 보면 이런 얘기만 적어서 웃기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뭐... 어디까지나 그건 미래의 일이니까 다음 이야기 주제는 마리마리에게 맡길게!
추신. 내가 오트밀을 싫어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구우도 오트밀은 별로인 모양이야.
만약 먹을 것을 준다면 오트밀은 피할 것!
추신 2. ....오트밀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뭐 없나?
From. 케일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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